"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12세 소년 '자인'의 이야기
국내 '가버나움 프로젝트' 기부금도 전달
위장술에 탁월한 수완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사랑과 재채기, 그리고 가난이다.
작년 1월에 개봉하여 14만 6천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가버나움'은 가난이 낳은 비극을 다룬 이야기이다.
"나를 태어나게 한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라는 카피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중동 국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 슬럼가에서 태어난 12세 소년 '자인'이 살인 미수 혐의로 기소되기까지 겪는 가출, 구걸, 불법 체류자와의 생활 등이 기본 스토리이다.
영화를 보면 알게 되지만 '가버나움'은 수많은 '자인'이 살고 있는 레바논의 현재를 표현한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서 '자인'은 폐건물이 즐비하고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거리에서 생활하며, 가짜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구한 약을 탄 주스를 길거리에서 팔며 연명한다. 주스 장사가 끝나고 나면 식료품 가게에서 일하고 일하는 가게에서 훔친 물건으로 돈을 버는, 책임감 없는 부모 대신 어린 동생을 돌보는 가장이다. 몸은 작지만 자신과 동생을 막대하는 어른들을 상대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당돌한 모습을 보인다.
세상에서 가장 아끼던 여동생이 이제 막 초경을 하게된 것을 알게 된 자인의 부모는 월세를 깎기 위해 여동생을 시집보내려 하고, 자인과 여동생 사하르는 가출을 계획했지만 실패한다.
'자인'은 낯선 동네에서 불법 체류자인 '라힐'와 그의 아기 '요나스'를 만나게 되고 자인과 라힐은 서로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함께 생활하게 되지만, 새로운 체류증을 만들러 가던 길에 라힐이 경찰에 체포되게 되면서 자인은 요나스를 데리고 거리로 나서게 된다.
'가버나움'의 주인공인 '자인'역을 맡은 자인 얄 라피아는 실제 레바논에서 8년을 산 시리아 난민으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배달일을 하다가 나딘 라바키 감독에게 캐스팅되었다. 실제로 자신의 정확한 나이를 알지 못했고, 열두 살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자인은 이름 그대로 영화에 출연해 본인의 실제 삶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다. 라힐을 연기한 배우 또한 실제 아프리카 출신 불법 체류자로 촬영 도중 단속에 적발되어 잡혀 들어갔다고 한다.
'가버나움'의 감독 나딘 라바키는 레바논 출신으로 대학 졸업 작품이 '아랍영화비엔날레'에서 최우수 단편 영화상을 수상하였고, 레바논 여성의 로맨스를 그린 '캐러멜'로 칸 영화제에 초청되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가버나움'은 감독으로서 세 번째 작품이며 71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가버나움'제작진은 영화에 출연한 아이들과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재단을 설립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이를 통해 영화에 출연한 어린이들 및 그들의 형제 자매까지 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사랑과 존중을 받고 싶은 아이에게 상처와 이별의 아픔만을 주는 세상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상엔 무책임한 부모만, 어린 아이들을 막대하는 어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고통받는 많은 아이들이 알게 되길.
어리고 여린 몸으로 무거운 삶을 감당할 때 꼭 그 곁에 관심과 걱정과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어른들이 함께 하길 바라본다.
'읽을거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킹스맨 탄생 비화를 그린 '킹스맨:퍼스트 에이전트', 2020년 09월 18일 개봉 확정 (0) | 2020.07.11 |
---|---|
블룸하우스 첫 액션영화 '업그레이드'. 아내를 죽인 자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 (2) | 2020.07.11 |
'부산행' 4년 뒤 좀비천국 '반도' , 인간성 보여주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0) | 2020.07.11 |
신작 영화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 밤쉘은 현재 진행 중.. (0) | 2020.07.11 |
살파랑, 살파랑2.. 홍콩에서 만나는 테이큰.. (0) | 2020.07.11 |
댓글